마음 둘
의식작용(意識作用)의 본체(本體)인 마음은, 형체(形體)가 없고 물체(物體)가 아니니, 눈으로 볼 수 없고 손으로 잡을 수도 없다. 의식작용(意識作用)의 일체(一切)생각이 끊어진 곳이니, 생각으로 찾을 수 없는 것이다. 모양도 없고 사실은 생각도 아니지만 시간(時間)과 空間을 초월(超越)한 영원(永遠)한 자기(自己)의 참된 모습이다.
마음을 흔히들 도(道)라고도 한다. 마음을 닦으려면 우선 마음이란 어떤 것인지 마음의 정체(正體)를 분명(分明)히 알아야 할 것이다.
그릇을 닦는데 그릇이 어떤 것인지도 모르고 아무 돌멩이나 잡고 닦고 있으면 그릇을 닦았다고 할 수 없을 것이다. 마음의 정체(正體)를 바르게 알지 못하고, 자기 나름대로의 그릇된 생각으로 마음인 줄 알고 닦고 있으면, 마음을 닦는 것이 아니고, 도리어 마음을 어둡게 하는 결과(結果)가 될 것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하면 마음을 알 수 있는가?
알고자하는 자체(自體)가 바로 마음인 것이다.
알고자 하는 생각을 내었을 때, 그 생각을 쫓아가면 끝이 없다. 아무리 알려고 애를 쓰고 몸부림치고 생각을 많이 해도 점점 더 어지러워지고 괴롭고 수고로울 뿐이다. 그러니 생각을 쫓지 말고 생각하는 자체(自體)를 돌이켜 보아야 한다. 생각을 돌이켜 보면 곧 일체(一切) 생각을 찾을 수 없다.
생각을 찾을 수 없는 곳에 생각 아닌 영지(靈知)가 소소영영(昭昭靈靈;뚜렷)하지 않는가! 이 영지(靈知)가 모든 의식작용(意識作用)의 본체(本體)인 마음이다.
생각을 돌이켜서 생각 아닌 영지(靈知)를 보니, 이 영지(靈知)는 이제 비로소 얻은 것이 아니고, 본시(本是) 있던 것이다. 다만 마음속에 생각을 집착(執着)해 있는 바람에, 생각 아닌 마음을 미처 보지 못했던 것 뿐이다. 마음 속에 생각을 집착(執着)하고 있는 것은 환상(幻想)이라 하겠다. Fantasy
환상(幻想)이 장애물(障碍物)이 되어 생각 아닌 마음을 못 본 것이니, 마음 속의 환상(幻想)을 놓아 버리면 환상(幻想)아닌 진심(眞心)이 저절로 드러나게 된다.
환상(幻想)은 생멸(生滅)이요 허망(虛妄)하나, 진심(眞心)은 생멸(生滅)이 아니요 永遠不滅이요 眞實이다. 이 진심(眞心)이 자기(自己)의 참 된 모습이다
마음속에 집착(執着)하고 있던 환상(幻想)을 놓고 진심(眞心)을 보니, 이 마음은 한번도 난 일도 죽은 일도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