Ⅰ.정신질환 - 신경성 혹은 stress성 질환
한의원에 來院하는 환자들은 아주 다양한 증상들을 보인다. 머리가 아픈 사람, 배가 아픈 사람, 다리가 저리는 사람 등등 이루 헤아릴 수 없이 많은 통증과 증상들을 호소한다. 그 환자들 중 상당수는 병원에서 여러 가지 검사를 통해 뚜렷한 原因이 없으므로 神經性이라는 진단을 받고 당혹스러워했던 경험들이 있다.
분명히 환자는 고통을 느끼고 증상을 호소하는데 원인을 찾을 수 없어서 病因란에 ‘unknown’이라고 적어야 하는 것은 곤혹스러운 일일 것이다.
근자에는 양방에서도 心身症(psychosomatic disease)이라 하여 정신과 육체를 연관 지어 파악하려는 노력이 이루어지는 것으로 알고 있다.
원래 서양의 격언 중에도 'sound body, sound mind'라는 말이 있다. ‘건강한 신체에 건전한 정신이 깃든다’는 말이다. 육체의 건강을 강조하기 위한 말이기는 하지만 정신과의 관계를 언급한 것은 주목할 만 하다.
한의학에서는 음양이 둘이 아니듯 정신과 육체도 하나로 보고 치료하는 것을 기본 개념으로 여겨왔다. “황제 내경”에서 밝힌 원리를 근거로 정신과 육체가 불가분의 관계 속에서 어떻게 영향을 주고받는지 살펴보도록 하겠다.
영란비전론에 보면 ‘心者 君主之官 神明出焉’이라 했다. ‘마음(心)은 임금의 역할을 하는 기관으로서 정신의 밝음이 나온다’라는 말이다. 心의 火 즉 따뜻하고 활발하게 활동하는 기운이 四臟百體를 살리는 주인의 역할을 한다는 의미이다. 또 신명을 ‘정신의 밝음’이라는 문자적 의미로 해석할 수도 있지만 ‘신명난다’에서의 신명 즉 ‘흥이 난다’에서와 같은 정신이 고양된 상태를 가리키는 의미로 이해해도 좋을 것이다. 신명 즉 흥이 난 상태에서는 어려움을 헤쳐 나갈 힘이 생기고 다가온 고난에 대해서도 두려움이 없이 풀어나갈 수가 있다.
마찬가지로 신명난 상태 즉 心 火의 기능이 활발한 상태가 되면 氣血의 흐름이 좋아져서 조직체가 自家治癒力을 가지게 된다. 생명력으로서 火를 주관하는 장기는 心이지만 인체 조직에의 발현은 氣를 통해서 따뜻한 체온이나 얼굴, 피부에 華色이 도는 현상으로 나타난다.
‘醫鑑重磨’에서 보면 ‘神臧乎心 主一身 總攝七情 酌萬緣’ 이라 하여 정신이 心에 속하며 감정상태의 온갖 인연들을 관장한다고 밝혀놓았고,
‘素問大要’ 擧痛論에도 감정상태의 변화에 따른 氣의 활동들을 말하여 정신과 육체의 불가분의 관계를 설명해 놓았다.
2. 정신질환과 칠정의 관계
가령 ‘怒則氣上’을 보면 화를 왈칵 냈더니 氣가 위로 떠서 얼굴이 붉어지고 눈이 충혈되며 숨이 가빠지고, 아래쪽에는 氣가 부족 해 짐으로서 다리가 후들거리거나 아랫배가 아프면서 설사가 나기도 한다.
‘喜則氣緩’은 긴장할 일이 없어서 나른하게 늘어져 있는 상태도 그렇고, 너무 웃었더니 팔 다리에 힘이 없어져 잠시 동안 꼼짝 할 수 없는 현상이 나타나는 것도 여기에 해당한다고 하겠다.
‘悲則氣消’는 슬퍼서 통곡을 하는 것이 아니고 너무 슬퍼서 눈물만 주르륵 흘리는 사람이 기운이 눈 녹듯이 스러져서 꼼짝도 하기 싫은 상태가 되는 것을 가리킨다.
‘恐則氣下’란 예고된 공포에 의해서 기가 내려가서 점점 위축되어 움츠려드는 것과, 갑작스런 공포로 털썩 주저앉거나 소변 대변을 놓쳐버리는 상황을 말한다.
‘寒則氣收’는 차가운 기운에 정신과 육체가 잔뜩 오므린 상태를 말한다.
‘소름 돋는다’는 것처럼 추위나 공포에 의해서 피부가 오므릴 때 터럭들이 곤두서는 현상을 예로 들 수 있다.
‘炅則氣泄’이란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활동이 너무 많아서 땀과 함께 기운이 빠져나간 상태나 혹은 너무 더운 환경으로 인하여 기운이 지쳐서 빠져나간 상태를 말한다.
‘驚則氣亂’이란 갑작스런 사태에 놀라서 잠시 정신을 차릴 수 없게 됨으로서
기운이 혼란스러워진 상태를 말한다.
‘勞則氣耗’는 육체적 정신적으로 과로함으로써 기운의 소모가 많은 상태를 말한다.
‘思則氣結’이란 생각을 너무 골똘히 함으로서 활발히 활동하여야하는 기운이 활동을 하지 못하고 맺히게 되는 상태를 말한다.
이런 七情의 변화가 잠시 나타났다가 사라지게 되면 기운의 흐름도 그에 따라 적절하게 변화되어 별 다른 문제가 없을 것이다.
그러나 한 가지 감정이 오래도록 지속된다면 그에 따른 기의 흐름도 왜곡되게 나타나고, 왜곡된 기의 흐름은 인체의 정상적인 순환들을 방해함으로서 증상이나 병변을 초래하게 된다. 예를 들면 思則氣結이 오래 된다면 ‘積聚’나 ‘癥瘕’같은 병이 나타나고 ‘妄想障碍’와 같은 精神 症狀이 올 수도 있고, 恐則氣下가 오래 된다면 ‘尿失禁’이나 ‘慢性泄瀉’ 혹은 ‘便秘’가 될 수 있고 ‘憂鬱症’이나 ‘恐慌障碍’나 나타날 수도 있을 것이다.
3. 정신질환 - 공황 장애 1편
하룻밤 자고 일어나면 다음날은 세상이 바뀌어 있다고 할 정도로 현대사회는 너무나도 빠르게 발전하며 변화하고 있다. 따라서 사람들도 변화되는 사회에 발맞추기 위해서 무리하게 육체를 사용하고 있으며, 문명이 발전함에따라 TV와 현란한 네온사인, 그리고 컴퓨터를 통한 인터넷, 책, 신문등의 모든 미디어들의 너무나 많고 빠른 정보들을 받아들이는데 우리의 정신이 쉴수가 없다. 그러므로 최근에 의학적으로는 정신과적인 문제가 많이 대두되고 있다. 한의학적으로 보면 素問大要에서 말하기를 “故陽强不能密陰氣內絶陰平陽秘精神乃治陰陽離決精氣乃絶”이라 하여 陰平陽秘가 잘되어야 精氣가 保存되며 精神이 다스려진다고 했는데 육체적인 과로와 자극적인 영상들로 인해 陰陽이 흩트려지게 되고 生氣의 손상을 받게 되어서 정신질환이 오게 된다.
양방적 진단명분류상에 정신과적 장애로는 크게 스트레스 및 적응장애, 불안장애 및 해리장애, 신체형 장애, 만성 동통장애, 정신성적 장애, 인격장애, 정신분열병과 기타 정신병적 장애들, 기분장애(우울증과 조증),수면장애, 공격성 장애등으로 나누어 볼수 있다.
불안장애 및 해리장애는 다시 범 불안장애, 공황장애, 강박장애, 해리장애로 나뉘어 진다.
근에 호흡곤란, 심박급속증, 심계항진, 두통등을 主症으로한 환자가 2명 내원하였는데, 양방적인 병명으로 공황장애를 진단을 받았다.
공황장애의 정의는 반복되는 공황발작과 정신과민을 나타내는 경우를 뜻한다.
공황장애는 1980년 DSM-Ⅲ에서 처음으로 하나의 진단명으로 분류되었으며, 그 특징은 반복적이고 예기치 못한 공황발작(호흡곤란, 심계항진, 그리고 어지러움같은 신체증상을 수반하는 갑작스런 공포의 급습)과 그 발작의 재발가능성 및 결과와 관련하여 일어나는 회피와 걱정이다.
공황장애의 일반적인 임상 특성으로는 견딜 수 없는 불안과 공포가 특징으로 자율신경계의 각성에 의한 신체 증상과 신체 증상이 심해 죽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을 과장되게 해석하는 인지 반응, 공황이 생길 상황을 회피하거나 타인의 도움을 받으려는 충동이 생기고 혹은 꼼짝 못하고 있는 등의 행동 반응 및 사회적 기능의 위축을 보인다. 그리고 첫 공황의 유발원인은 대부분이 스트레스라고 보고되고 있다.
공황장애를 한의학적인 증상과 연관해 본다면 ‘심중이 공허하여 쉽게 공구하는 일종의 증후를 말함. 대개 심혈이 부족하고 심기가 쇠약한 소치이다. 정신적요인과 일정한 관계가 있다. 일부허약증, 빈혈, 정신관능증(노이로제)등에서 볼 수 있다.’와 같은 ‘심담허겁’증상과 유사하게 보여진다.
4. 정신질환 – 공황장애 2편
하지만 공황장애라는 것이 단순한 증상이라기보다는 證候에 가까우며 東醫寶鑑에서 心傷證은 “心傷者其人勞倦則頭面赤而下重心中痛而自煩發熱臍上躁其脈弦此爲心藏傷所致也”라 하였고, 肝虛證은 “虛則目䀮䀮無所見耳無所聞善恐如人將捕之”라하여 오히려 心傷證이나 肝虛證과 유사하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다른 범불안장애 환자들과 비교해서 특히 심계항진이 가장 자주 발생하였으며 현기증과 호흡곤란, 중음공포, 냉열감의 순으로 증상이 빈발하였다는 보고도 있었다. 증례1과 2에서도 심계, 정충, 공포, 호흡곤란, 상열감등의 여러 증상을 호소 하였으나 가장 심한 증상은 가슴이 두근거리면서 호흡이 멈출듯하여 쓰러질 같다고 하여 공황장애에서는 여러 가지 증상중에서 호흡관련증상과 심혈관계 증상이 심하게 나타났다.
그리고 증례1의 경우에서도 스트레스로 인한 氣鬱과 中焦가 막히면서 陽氣斷格되어 上焦鬱熱 생긴으로 보고 1단계에서는 中焦를 疏通시켰더니 項强症과 頭痛의 호전이 보였고, 2단계에서 寧心安神으로 心傷證 치료를 위주로 하였더니 증상은 거의 완치되었다.
그러므로 공황장애는 한의학적으로 肝虛證보다는 심장 관련증상이 주가 되는 心傷證과 더욱 유사점이 있는 것으로 생각된다.
최근에는 다양한 정신과 질환들이 대두되면서 한의학에서도 정신과 질환에 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것이 사실이며, 양방적인 개념과 한방적인 개념 연관성을 찾아보려는 많은 연구들이 진행중에 있다. 사상체질과 관련하여 각 체질에서 유의성있게 감별되는 정신의학적 증상과의 연관성을 보고하는 논문 도 있었으며, 한의학 전통문헌에서 대표적인 정신과 질병인 전광, 사종, 장조증이 어떻게 기술되어 있으며 그것이 현대 서양정신의학의 증후론과 비교 고찰함을 목적으로 한 연구등의 다양한 시도들이 진행되고 있다. 또한 공황장애와 관련된 논문으로는 홧병은 목가슴의 덩어리 뭉침, 신체화 증상, 곧 죽을 것 같은 공황증상, 그리고 우울을 주소로 하는 임상양상이라고 보고하여, 홧병이 진단적으로는 우울증과 신체화장애 및 불안장애의 혼합으로 보인다고 하여 연관성 언급하였다. 그러나 동양의학의 진단법은 서양의학과 달리 질환과 질병개념을 토대로 이루어 지는 것이 아니라 證의 진단이므로 양방의 정신과 진단분류를 그대로 동양의서의 정신증상에 적용하는데는 무리가 있음을 확인할수 있었고, 더욱더 심도깊은 연구가 진행되어야 할 것으로 생각되어 진다.
양방적인 치료는 크게 약물치료와 인지행동치료로 구분되며, 두가지 치료를 함께 병행했을 때 가장 효과가 좋은 것으로 인정되고 있다. 최근 공황장애에서의 약물치료 전략을 요약하면 1차 선택약물로는 항우울제인 SSRI계 약물과 TCA계 약물이 권장되며, 이들 약물로 치료효과가 불충분하거나 즉각적인 증상완화가 요구되는 경우는 alprozolam이나 clonazepam 같은 벤조다이아제핀으로 제한된 기간동안 사용하는 것이 원칙이다. 이상의 약물치료에 반응이 없는 경우는 단가아민 산화효소억제제를 2차선택약물로 선택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그러나 이러한 양방 약물치료는 즉각적인 증상의 완화에는 유용할수 있으나 지속적인 장기치료를 요하며 단순한 보조적인 수단으로서 개념에 가까운 것으로 생각되며, 근본적인 치료의 개념으로는 부족한 것으로 생각된다.
증례 2의 경우에서도 寧心安神의 치료로서 症狀은 많이 개선되었으나 치료 중에 의사의 지시를 따르지 않고 술을 먹고 음식조절을 안하면서 바로 재발 하는 것을 볼때 치료는 단순한 현재 증상의 완화로만 끝나는 것이 아니라 근본적인 개념에서 精神의 바탕이 되는 精氣(生氣)의 부분까지 치료함으로서 完治가 될 수있을 것으로 생각
. 결 론
공황장애는 견딜 수 없는 불안과 공포, 호흡곤란, 심박급속증, 심계항진, 두통, 현기증, 감각이상, 숨막힘. 잘식할 것 같은 느낌, 오심 그리고 더부룩함과 같은 고통을 주는 증상과 징후가 죽음이 임박한 느낌(놀람반응)을 主症으로 하는 정신과적 장애이다.
1. 공황장애는 특히 호흡관련증상과 심혈관계 증상을 주로 호소한 점으로 미루어 한의학의 心傷證과 유사하게 생각된다.
2. 원인은 기본적으로 生氣虛弱이 바탕이 되어있는 상태에서 心血이 不足하고 心氣가 衰弱한 사람이 과도한 스트레스를 받아서 발생하는 것이다.
3. 증례 1에서 한의학의 심상증을 치료하는 방법으로 거의 완치되었다.
4. 증례 2에서 치료 중에 증상이 개선되었으나 섭생이 불리해지고 生氣가 약해지면서 다시 재발하였다.
이상에서 心傷證만을 치료하는 단순한 현재 증상의 개선만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精神의 바탕이 되는 精氣(生氣)의 부분까지 치료함으로서 完治가 될 수있을 것으로 생각되며, 지속적인 섭생과 양생의 원칙을 지킴으로서 유지될 것으로 생각된다.
또한 정신과 분야에서 한의학 치료가 매우 유효함을 알수 있었고 이에 관한 지속적인 연구의 필요성을 공감하였다.